볼빨간사춘기의 새앨범 메리고라운드가 나왔다.
Merry go round 한국어로 하면 회전목마,
볼빨간사춘기의 마음속에 있는 말들을 타고 그녀가 들려주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끝없는 감정들이 이어지는 돌고도는 회전목마를 상징하는 앨범의 제목이 따뜻하다.
merry라는 ’즐거운‘ 의 뜻을 가진다며
이곳에서 즐겁게 말을 타는 주인공이 되라는 그녀의 외침에 이 앨범을 몇번이고 들었는지모른다.
볼빨간사춘기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다.
특히 새앨범이 나올때면 취하는 방법이 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전곡재생을 하고
내 나름대로 곡의 의미를 부여해보는것이다.
가사와 멜로디를 곱씹어 들으며 어떤 이야기를 하고싶은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거다.
그리고 잠시 음악을 멈추고 앨범소개를 한자한자 읽어본다.
이 곡을 쓰게 된 배경이나 의미를 조금은 알게 되어그런지 아무것도 모르고 들었던 처음보다 더욱 깊이 마음속에 와닿는다.
그리고 듣고 듣고 또 듣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들어도 채워지지않는 한 부분이있는데 조
각을 맞추지 못한 퍼즐 처럼 텅비워 놓다가 비로소 완성되는 순간이 있다. 바로 단독 콘서트다 :)
4월에 사랑zip 콘서트 이후로 열리는 12월 30, 31일 메리고라운드 콘서트에 다녀왔다.
올해는 유독 힘들었고 특히겨울을 무지 싫어하는 나에겐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었다.
즐기고 싶고 위로받고싶고 크게 소리치고싶었다.
콘서트 첫날 12월 30일
유난히 많은 눈이 펑펑 쏟아지던 그날은
볼빨간사춘기의 ’스노우볼‘ 이라는 곡과 딱 맞아떨어지게 새하얀 눈이 내리고 쌓여
예쁜 겨울왕국을 만들었다. 마치 스노우볼안에 있는듯 마법을 부린것 같았다.
고민끝에 대중교통을 타고 가기로 한다.
회기역 1번출구에서 내려
02번 버스를 타고 경희대 정문앞에 하차했다.
많은 눈이 쌓여 질퍽하고 미끄러웠지만
머릿속엔 콘서트생각이 가득해 설레고 또 설렜다.
그런데 설렌 만큼 숨이 엄청찼다.
경희대 평화의 전당의 언덕이 너무 높기때문이었다.
건물이 엄청 이쁘니까 봐주기로한다.
중간에 걸려있는 콘서트 포스터가 하얀 눈내리는 배경과 찰떡이다.
엠디코너에서 줄 선 사람들과
나만봉을 들고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
굿즈인 후드를 입고 신나하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덩달아 신이났다.
공연도 공연이지만 이런 현장의 분위기를 난 참 좋아한다.
나도 줄을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입장했다.
앞쪽 좌석은 처음이라 두근두근했다.
D구역 6열이었던 나의 시야이다.
티켓과 그녀가 사비로 준비해준 생수를 찍어본다.
콘서트 시작전엔 그렇게 시간이 안간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드디어 암전되며 시작하는 볼빨간사춘기 연말콘서트다.
첫콘의 장점은 전에도 말했듯 오프닝곡이 어떤것일까 하며 궁금해하는 즐거움이있다.
첫곡은 러브와 함께 등장한 볼빨간사춘기는
따뜻한 산타처럼 예뻤다.
설레는 전주위에 그녀의 목소리가 얹어진다.
귀가 즐겁다.
그 뒤를 이어
좋다고말해
러브스토리
You가 이어진다.
You하면 율동이 빠질수없다.
콘서트에서만 들을수 있는 편곡된 You가 정말좋다.
심술은
물어뜯기 꼬집기 깨물기를 원래는 대부분 팬들에게
넘긴다고했는데
20대 마지막기념으로 그녀 스스로 소화해냈다.
여전히 귀엽다.
첫사랑
버블로 자기곡이 아니라며 안부를거같이하더니
어쿠스틱으로 편곡된 버전을 가지고와서
감미롭게 불러준다.
콘서트의 매력이다. 어디에서나 들을수없는 곡을 들으며 귀호강을 할수있다는것
품과 별보러 갈래가 이어진다.
내가 들고있는 응원봉이 쉴틈이없다.
음악이 다좋아서 저절로 리듬을 타며 요리조리 흔들다보면 노래가 끝나있는것이다.
어쩜 저렇게 가사가 예쁜 곡들을 만들수있는지
그녀의 팬이라 정말 행복하다.
나만안되는 연애와 mermaid가 이어지고
1부 마지막곡은 새앨범에 수록된
miss u,dear 였다.
볼빨간 사춘기가 말하길 그녀가 이번앨범에서 제일 애착이 가는곡이라고 했다.
사랑하는 존재가 이세상을 떠나고 남겨진 내가
어느순간 그 존재를 잊으면 너가 너무 슬퍼하지 않을까? 하지만 내가 마음속에 널 늘 담아두고 잊지 않을게. 라고 말해주는 곡이다.
덤덤히 내뱉으며 시작하다 고조되는 감정으로 진행되는 이곡을 들으며 더욱더 애틋한 감정이 들었다.
그녀가 만든곡의 뒷이야기를 듣고
그녀만의 감성으로 부르는 곡을 감상하는것이
콘서트의 묘미같다.
2부의 첫곡은 민들레
힘들었을때 무척이나 곱씹었던 곡이다.
사회적 나이로 어리지 않은 내가 마음 속에 어둠이 짙어졌을때,
방황하고 외로워할때 이 음악이 노란빛의 민들레 처럼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줬다.
그녀가 부르는 노랫말이 이날도 나를 크게 위로했다.
너는 내세상이었어와 사랑할수밖에가 이어진다.
사랑할수밖에는 이번 앨범에 들어있는 신곡인데
성숙된 사랑을 이야기하는듯했다.
사랑은 내가 더 좋은사람이 되어, 내가 더 나은사람이 되어 지켜주는것이 아닐까요? 라고 말하는
볼빨간사춘기의 눈동자가 깊어보였다.
그 사랑을 팬들에게 전달하며 부른다는 그녀의 마음덕분인지 진정한 사랑, 성숙된 사랑을 조금은 알거같은 나였다.
3부의 시작
Friend the End
Good bye my love
25
워커홀릭
여행
Seattle Alone
썸탈거야
스노우 볼을 불러주었다.
25살을 한참 넘은 나이지만
아직도 난 나를 잘모르겠다. 그냥 25에 나오는 가사처럼 반만 알아가야지.
3부는 역시 신나고 떼창이 가능한 음악으로 우루루 채워진다. 어찌나 소리를 질렀는지 내안의 스트레스가 싹 날아가는 느낌이다.
시간이 왜이렇게 빨리갈까
벌써 앵콜 타임이다.
앵콜곡으로는
우주를 줄게
상상
처음부터 너와나
XX
나의 사춘기에게 를 불러주었다.
첫날의 콘서트가 이렇게 끝났다.
아쉽지만 괜찮다
막콘도 가는 나는 양콘러다 :)
첫날 조금 아쉬웠던 점은
음향이었다.
전체적으로 믹싱 미스 문제였는지
보컬소리가 다 묻히는 느낌이라
답답했다. 그리고 주변에 러볼리들이 없어
응원법을 했지만 흥이안난느낌이라
일요일은 제발 더욱 분위기가 좋길 바랬다.
12월 31일 일요일
2023년을 볼빨간사춘기와 보낸다니 새해가 오는것이 전혀 두렵지 않는 날이었다.
넉넉히 도착후 자리에 앉는다.
어제보다 조금더 앞으로 전진해 이번엔
B구역 2열로 갈수있었다.
셋리스트는 품과 머메이드 대신 롬과 안녕곰인형을 불러줬다.
워커홀릭-여행-Seattle Alone-Rome-안녕곰인형-썸탈거야-스노우볼
까지 모두다 일어서 신나게 즐겼다.
너무 흥이나서 응원봉을 이리저리 흔들다보니
옆사람 앞사람을 칠뻔했다.
그만큼 너무 신나고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역시 떼창은 뭐니뭐니해도 시애틀얼론
곡을 왜이렇게 잘만들까 진짜 천재 뮤지션
안.지.영 이다.
앵콜곡은
우주를줄게
싸운날
프리지아
여름날
X song
Mermaid
나의 사춘기에게 였다.
앵콜때 슬로건이벤트도 하고
그녀의 캠코더로 소원말하기도 진행했다.
작은 캠코더에 팬들의 얼굴을 담아보는 눈빛이 초롱초롱했다.
무대위의 볼빨간사춘기는 자유로워보이고
행복해보인다. 또 한층 짙어진 음색과 성량에 한번더 반해버렸다.
서울콘서트때 보다
사랑집 콘서트때 보다
지금이 더 좋아졌다는 그녀.
앞으로도 좋은음악을 많이 만들어보겠다는 다짐을 들으며
20대를 힘차게 달려온 볼빨간사춘기에게 박수를
또 앞으로 30대를 황금빛으로 물들일 볼빨간사춘기에게 큰 응원을 보냈다.
한명한명 눈을 맞춰주고 웃으며 기쁘게 노래하는 볼빨간사춘기가 참좋다.
진심으로 노래하는 그녀를 보며 음악이 뭘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예쁜 노랫말과 멜로디를 만들어서 팬들에게 전해주는 그녀에게 참 고마웠다.
콘서트는 끝났지만 앞으로도 볼빨간사춘기의 회전목마에서 내리고 싶지 않다.
그녀가 들려줄 이야기들과 감정들이 기대되고 기다려지기때문일것이다.
콘서트에서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음악을 듣고 남겨놓은 퍼즐조각을 맞춰
나의 마음속에 큰 그림을 완성해보았다.
당분간 고스란히 느낀 감정들이 쉽게 사라질거같지 않다.
그러니까 에프터파티 존버!!!!
제발 러볼리1기 선예매 만들어주십쇼ㅜㅠㅜㅠㅠ
P.S
볼빨간사춘기 콘서트 준비물
-응원법
-나만봉(응원봉)
-티켓(현장수령 아니면 신분증없어도됨)->티켓만 검사하기때문
-혼자 가도 즐겁습니다 (전 맨날 혼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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