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순수하게 뭔가를 좋아하는 일이 어릴 때 보다 적어지는 듯하다.
좀 다를 거라 생각했던 나도 어른이 되고 나서는 점점 좋아하는 것들이 줄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 내가 정말 좋아하는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를 뽑자면 볼빨간사춘기다.
이미 내 블로그 글에 두개의 글이나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늘어갈 글의 주인공인
볼빨간 사춘기 음반을 리뷰해 보려고한다. (나만의 리뷰)
작년 이맘때 ‘Seoul’ 이라는 미니 앨범을 낸 그녀는 이번 4월
살랑살랑 꽃이 피고 봄내음이 가득한 사랑.zip이라는 몽글몽글한 이름을 가진 새앨범을 냈다.
사랑.zip이라니 이름만 들어도 사랑이란 감정이 메마른 나도 궁금하게 만드는 이름이다
대부분은 그녀를 봄에 떠올릴테지만 난 그녀의 음악은 봄을 더불어 사계절을 닮았다고 늘 생각했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처럼 설레고
여름의 뜨거운 태양을 피해 시원하게 떠나는 휴가처럼 신나고
가을의 쌉싸름함과
겨울의 차갑지만 담백함을 담아내기 때문이다.
난 그녀의 음악을 듣기전 꼭 앨범소개를 먼저 꼼꼼히 읽어본다.
사실 바로 어떤 음악일까 궁금하여 제일먼저 누구보다 빨리 전곡재생을 누르고 싶지만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한 마음이 조금 더 크기때문이다.
내가 볼빨간사춘기를 좋아하는 많은 이유중 하나는
그녀가 곡을 직접 쓰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 라는 점이다.
이 곡을 어떻게 만들게 되었고 어떤 감정이고, 어떤 의미인지를 그녀의 음악을 통해
앨범 소개글을 통해, 공연을 통해 전해 들을 수 있다는게 리스너 입장에서 참 행복한일이 아닐수없다.
음악을 귀로 듣는 것 뿐만 아니라 감성과 감성이 맞닿은 느낌이 참좋다.
모두가 따스한 계절을 맞이하기 위해. 사랑을 담아. 사랑.zip
사랑을 가득 담은 이번 앨범은 총 5곡이 수록되어있다.
1.Chase Love Hard
2.Friend The End
3.Rome
4.사랑이 이별이 돼 가는 모습이
5.좋은 꿈 꿔 0224.mp3
1번, 2번,4번이 타이틀곡인데 무려 3곡이나 된다.
역시나 전곡 작사작곡 :)
첫번째 곡인 Chase Love Hard
제목이름이 귀엽다. 독특하기도 하고. 뻔한 제목을 붙이지 않는것도 볼빨간 사춘기의 매력이다.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자꾸만 머릿속을 채워지는, 사랑에 빠진 감정을 담은 곡이다.
‘’타겟 슛’ ‘네 맘에 안착’ ‘그물을 던져’ 라는 가사가 재밌다. 착착 입에 감기면서 위트있는 그녀만의 표현법이 참 매력적이다.
매력적인 음색과 그녀만이 할 수 있는 가사표현 방식을 난 참 좋아한다. :)
그리고 말하듯이 부르는 부분이 있는데 새롭게 느껴져 역시 다양한 시도를 하는 변화무쌍한 아티스트라는게 느껴졌다
역시 내가수 짱
두번째 곡 Friend The End
첫 시작부터 재밌다. ‘요즘엔 썸이라는 단어를 난 쓰지 않아. 친구란 완벽한 단어로 숨길 수가 있지.’
썸 하면 생각나는 가수가 볼빨간사춘기 인데 이제 썸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다니
이제 나도 썸이라는 단어를 앞으로 쓰지않겠다. 그녀의 팬이니까.
이 곡의 주제는 친구 그만 연인 하자 라는 곡인데 F.R.I.E.N.(D).The END 라고 부르는 발상자체가 역시 천재구나 싶다.
어떻게 가사를 이렇게 쓰지. 매번 들을때 마다 놀랍다
그녀의 가사는 스펙트럼이 넓다.(그냥 전반적인 음악자체가 스펙트럼 끝이보이지않는다. 무궁무진) 댄싱카툰 이라는 곡에선
' 뜨거운 아아 같아’ 라고 쓰더니
‘너는 내 세상 이었어’ 같은 발라드에선 구구절절하게 풀어 쓰고
한글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작사법이 내스타일이다. 위에서 부터 계속 가사얘기만 하는데
음색은 이미 말할것도 없어서 가사얘기만 하는중이다.
하얀 블로섬. 체리 블러섬 이라는 부분도 음악과 함께 벚꽃이 떨어지는 곳에 남녀가 마주하는 모습이 나도 모르게 상상되는건
그만큼 곡을 잘썼기 때문일것이다.
난 친구가 연인이 되는것이 이해가 잘 되지 않는 사람이지만
이곡을 듣고있으면 휩쓸려서 그냥 볼빨간사춘기가 말하는게 다 맞다고 동의해버릴거같다.
세번째 곡 Rome
Seattle Alone , Seoul , Rome 까지 도시에 대한 곡이 벌써 세곡이나 된다.
근데 그 세곡모두가 명곡이라는 점.
앨범 전곡이 나의 최애지만 정말 그중에서 쥐어짜내서 더 최애를 찾으라고 미션을 준다면
난 Rome이라고 말할것이다.
시작부터
Been in Rome
Bunch of light
어지럽게 흘러가는 vibe
We're in Rome
따가운 낮
가사와 함께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이 곡을 듣자마자 이미 로마에 도착해있는 나의 영혼이다.
믹싱 스타일도 완전 내스타일이라 뒷 부분에
음악이 뒤로 빠졌다가 다시 앞으로 나오는 부분이 있는데
마치 비행기를 타고 지구반대편에서 날아오는 느낌이 개인적으로 들었다.
또
I can run and run and run
I can run a marathon
이부분에서 can을 꺾어 부르는데
이부분이 힐링 및 킬링 포인트라 할수있다.
볼빨간 사춘기는 사실 모든 부분이 매력포인트 부자다.
개인적으로 그저그랬던 로마를 다시가서
이곡을 듣는다면 로마가 다시 좋아질거같다.
그때 외쳐야지 Ciao Rome ! 이라고 퀵보드를 타면서 말이다 :)
네번째 곡은 사랑이 이별이 돼 가는 모습이
제목이 완전 시같다. 사랑이 이별이 돼 가는 모습이라니 제목만 들어도 감성 터지는 곡이다
이 곡은 ‘그해 우리는’ 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영감 받아 쓴 곡이고
발라드 장르다.
볼빨간 사춘기 하면 또 발라드 맛집이라고 할 수있다.
봄에 들어도 이렇게 좋은데 가을겨울에 들으면 얼마나 더 절절하고 애틋할지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지만 이 곡을 들으니
그해 우리는 이라는 드라마가 궁금 해졌다.
볼빨간사춘기만 할 수 있는 발라드 감성도 참 소중하다.
다섯번째 곡은
좋은 꿈 꿔 0224.mp3 이다.
저번 Seoul 앨범에서 아름다운 건 이라는 곡이 Interlude의 느낌을 줬다면 이곡은 짧은 곡 구성으로 outro 느낌을 준다.
‘사랑이라 부를 수 있겠다 너를’
어떻게 이런 예쁜 표현을 생각할수 있을까
또 어쩜 이렇게 아름다운 목소리로 잘자라고 말할수있을까
길지 않아 여운이 가득 짙어지고
또 팬송의 느낌이 강해 더 애착이 간다고할까
Mp3 파일 말고 Wav 파일인 무손실로 소장하고싶다
이 곡은 2월 24일에 쓴 곡이라 제목뒤에 0224를 붙이고
사랑.zip이라는 압축을 풀어 나오는 파일 처럼 느껴지게 하기위해 mp3를 붙였다고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앞으로도 볼빨간 사춘기가 들려줄 이야기들이 무엇일지 궁금하고 기다려졌다.
볼빨간 사춘기는 사랑.zip 앨범에 다양한 모양의 사랑을 담았다고 했다.
통통튀는 사랑, 이별후에 오는 사랑, 팬들에 대한 사랑등을 말이다.
난 이 앨범을 들으며 평소에 난 어떤 모양의 사랑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사랑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꼭 이성에 대한 사랑이 아니더라도
반려견에 대한 사랑, 자식에 대한 사랑, 여행에 대한 사랑 처럼 다양한 사랑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모양을 찾을수 있길바란다.
나도 사랑.zip 앨범을 들으며
조금은 미적지근한 내 마음 속 감정을 데울수 있을거 같다
조금 서툰 사랑을 하고 있다면 그녀가 들려주는 음악속에서 답을 찾아보는건 어떨까
사랑.zip 이 앨범이 멋진 이정표가 되어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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